더 이상 글이 올라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글을 안 올린 지도 벌써 3년 가까이 됐고 현재 작성하려고 준비하는 내용들은 거의 창작품이나 음악 소개와 관련되어 있어서 각각 그에 맞는 공간에서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음악 쪽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다른 블로그에서 하고 있고 나머지는 아직 준비 단계라고 할까요. 어느 정도 쌓이면 그 쪽도 따로 링크하겠습니다.혹시라도 나중에 여기에 글을 올리게 된다면 주로 디자인 작업물을 올리는 포트폴리오 타입의 블로그로 운영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기존에 올렸던 글들은 일부분 지우거나 숨기는 쪽으로 갈 생각입니다. 변덕이 은근 심해서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Whistleless from Trunk Animation on Vimeo. 휘파람을 불지 못해 열등감을 느끼는 한 마리 새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소박하지만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귀를 간질거리는 다양한 음색의 휘파람(아예 다른 소리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아무튼 휘파람) 소리로 이야기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조금 독특한 점이 있다면 이 작품에 등장하는 형형색색의 모양들은 전부 '감자'를 잘라서 스캐너로 가져온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이디어도 대단하지만 노가다가 장난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 그 밖에도 음악과 이야기 연결 등에서 가볍지만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어 그 공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Directed by Siri MelchiorMade by Trunk Animation(http://www.trun..
물론 아니신 분들도 있겠지만, 무릇 한국 사람이라면 '알람'이라는 단어에 제법 민감하게 반응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알람 대신 부모님의 목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편이라서 스트레스가 좀 덜하긴 하지만 언제 한번 알람으로 잠에서 깨게 되면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소음 때문에 솔직히 기분이 좋진 않죠. 오늘 아침에도 동생이 일찍 일어난답시고 켜놓은 알람 소리를 4번이나 들으면서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글 쓰는 지금도 기분이 밍숭맹숭..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것도 다분히 '알람 스트레스'에 관한 것입니다. 별 이야기 없구요. 꾸준히 어딘가에서 귀를 자극하는 알람 소리로 인해 막 일어나서 민감한 마당에 멘붕까지 경험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조금 놀라웠던 건 한국 사람들이 알람 스트레..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필자는 게임을 잘 즐기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파일을 받아서 즐기는 클라이언트 방식의 온라인 게임들을 조금 꺼려합니다. 지금 사용하는 컴퓨터의 사양이 낮은 것도 있고, 결정적으로 혼자서 편하게 즐기기에는 조금 심심한 감도 없잖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교적 가볍고 편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플래시 게임을 자주 합니다. 실제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아머게임즈나 콩그리게이트 같은 사이트들을 전전하며 플래시 게임들을 즐기곤 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그렇게 자주 즐기던 플래시 게임들도 조금 주춤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는 다름 아닌 HTML5의 부상으로 인해서였습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웹표준이기도 하고 이 HTML5를 통해 플래시 게임에 맞먹는 퀄리티의 웹게임도..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서울 토박이입니다. 물질적으로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20년간 지켜본 덕에 지금같이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모습이나 버스, 지하철 등의 네모낳고 뭉뚝한 기계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가 않습니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들이기에 부정보단 긍정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발전으로 여느 SF 영화들처럼 기계로 온 세상이 가득 채워지고, 그에 따라 무수한 자원 낭비가 계속되는 날이 온다면 과연 그 때도 지금처럼 거리낌 없이 금방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 쉽게 장담이 안 됩니다. 이 작품은 '자연에서 살아온 여자'와 '기계와 함께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풀밭에서의 천진한 만남으로 시작해 결혼으로 이어져 도시로..
가벼운 드라마나 시트콤 스타일이 아닌 이상 10분 이내의 단편에서 신경을 자극하는 기가 막힌 스토리를 기대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실상 무리에 가깝습니다. 러닝타임이 20분 정도 된다면 모를까요.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저만큼은 단편을 볼 때 영상이 얼마나 맛깔나게 잘 만들어졌는가를 중점으로 삼습니다. 물론 그냥 단순하게 '영상이 보기 좋게 나왔는가' 뿐만이 아니라 '그 작품에 깔린 세계관과도 잘 어울리는가'를 생각하면서 보게 되는데요. 그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적어도 수작 이상의 완성도는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종말 이후의 짧은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그 시작부터 가히 압권이었습니다. Life After People에서나 봤던 녹음으로 둘러싸인 도시들이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는 모습에서부터 영상에..
Poussière from Poussiere LeFilm on Vimeo. 검색해서 안거지만 제목인 푸시에르는 불어로 먼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주인공도 먼지입니다. 작품에서는 먼지가 어느 날 갑자기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면서 겪는 짧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더불어 먼지가 품은 무언가에 얽힌 슬픈 사연까지 이야기를 하는데, 어디까지나 단편이기 때문에 내용 자체는 소재의 참신함을 제외하면 오히려 무난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었던 건 귀여운 먼지 캐릭터와 함께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영상의 색감입니다. 따스한 빛이 스며드는 창고, 어둑하고 쓸쓸한 쓰레기 봉지의 내부, 그리고 그 곳에서 우연히 탈출해 볼 수 있었던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마을의 전경까지. 그런 모..
El Empleo / The Employment from opusBou on Vimeo.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금은 희망적인, 유토피아와도 같은 미래에 대해 이것저것 상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은데 이젠 그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냉정한 현실에 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꿇는 모습은 이제 특별히 낯설지가 않습니다. 저도 그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올해로 성인이 됐고, 슬슬 일자리에 욕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와 같은 입장에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서있다보니 이 작품을 보는 시각도 새삼 남달라지더군요. 어떻게 보면 터무니없는 상상일지도 모르지만, 작품 내내 묵묵하면서도 보는 사람으로써 압박감을 주는 분위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인력이 되어주는 경우는 지금도 많이 있지만, 이 작..
parigot-animated short film from liok on Vimeo. 썸네일에서 느껴지는 것도 있겠지만, 애니메이션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과장된 설정이 눈에 띄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도입부의 분위기는 비교적 고상한 편이지만 이 작품에서 다루는 주요 사건은 다름아닌 '요리 쟁탈'입니다. 비둘기떼를 자유롭게 몰고 다니는 어떤 거지 나부랭이가 배달 중인 요리를 빼앗으려고 악전고투를 펼친다는 내용인데, 그 사이에 벌어지는 짧지만 굵은 추격 레이스가 제법 볼만합니다. 절정에 달할 때는 '저 쟁반 하나 빼앗을려고 별 짓을 다 한다' 싶을 정도로 과격하고 역동적인 장면이 다소 등장하는데 그게 황당하다 싶으면서도 영상은 참 때깔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레이스 중간에 도시 전경을 크게 잡아..
Losers from Everynone on Vimeo.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도 제 자신이 왕따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또래에 비해 약점이 꽤 많다고 자부합니다. 그 약점 때문에 불편한 시선을 받은 적도 많이 있구요. 그래서 그 약점을 어떻게든 없애보려고 노력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더 이상한 애로 취급을 받았죠. 반대로, 상대적으로 약점이 많은 친구를 비하하면서 놀려댄 적도 있습니다. 대화할 때는 최대한 친절하게 대답하다가 따로 있을 때는 몰래 뒷담을 까고 그랬습니다. 참다참다 그렇게 된 거라고 나름대로 변명을 하고 싶지만 놀린 건 사실이니 크게 부인은 못하겠습니다. 이 경우에는 얼마 전에 사건이 한번 심하게 터져서 결국 저를 포함한 몇 사람과 그 사람 사이에 소통의 창구를 ..
'이걸 소개해도 될려나?' 하고 꽤 오랜 기간 동안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분명히 엄청나게 잘 만든 뮤직비디오인데, 이게 애니메이션이라지만 혈흔 효과가 장난이 아니라서 말이죠. 막상 촬영은 흔히 볼 수 있는 애들 장난처럼 이뤄졌는데 거의 모든 장면에서 피가 튀기고 한번은 내장이 튀어나오기까지 하는 꽤나 자극적인 모습으로 채워지니.. 이거 아이들이 주인공인 작품 치고 정말 얄짤 없습니다. 살짝 언급했지만, 이러나 저러나 뮤비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잔혹성은 좀 있어도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은 확실히 들었고, 노래도 캡짱으로 좋았던 터라(사실 노래는 이 영상을 통해 처음 들어봤는데 중독성이 상당한 듯) '어머, 이렇게 잔인할 수가'..
Hero from Miguel Endara on Vimeo. 한 남자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연필로 가볍게 스케치를 합니다. 한창 부드럽게 선을 그어가다가 어느 순간에 다른 펜을 꺼내들더니 점을 하나씩 찍기 시작합니다. 정확하게 하나씩 찍어가던 점은 어느새 10만개를 넘고, 50만개를 넘어, 100만개까지 가더니, 무려 3,213,000개에 이르러서야 마무리가 됩니다. 그리고 보여지는 결과물은, 다름아닌 자기 자신의 익살맞은 얼굴입니다. 중반까지는 그냥 맹하게 보다가 무언가 하나의 그림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놀라움에 눈이 번쩍 뜨이게 되고, 완성된 작품을 보면서는 경악을 금치 못함과 동시에 재기발랄한 그림의 설정 덕분에 살짝 웃으면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히 영상으로만 봤는데 뭔가 알 수 없는, 이를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