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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서울 토박이입니다. 물질적으로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20년간 지켜본 덕에 지금같이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모습이나 버스, 지하철 등의 네모낳고 뭉뚝한 기계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가 않습니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들이기에 부정보단 긍정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발전으로 여느 SF 영화들처럼 기계로 온 세상이 가득 채워지고, 그에 따라 무수한 자원 낭비가 계속되는 날이 온다면 과연 그 때도 지금처럼 거리낌 없이 금방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 쉽게 장담이 안 됩니다.

이 작품은 '자연에서 살아온 여자'와 '기계와 함께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풀밭에서의 천진한 만남으로 시작해 결혼으로 이어져 도시로 넘어오기까지는 순탄하고 행복한 삶이었으나, 이내 문명의 발전이 주는 문제점들로 인해 처절하면서도 충격적인 비극으로 막을 내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화려한 겉모습의 기계 문명이 마냥 실속까지 행복함으로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D 실루엣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지만 입꼬리의 움직임과 행동, 그리고 허한 분위기를 채워주는 배경음악의 조화가 대단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큰 인상을 남겨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제작사인 HHG는 러시아와 미국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영화 제작사로, 2001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만들어 온 기록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가장 최근에 만들어져 공개되었습니다.

Directed by Andrey Shushkov (http://shushkof.com/bio.html)
Made by HHG (http://www.hhg.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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