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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후기

세 얼간이 (3 idiots)

엠코 2010. 12. 30. 21:10



네에. 오늘 여러모로 정신이 없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이것저것 일이 벌어진 것도 좀 있고, 그 덕에 기분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이 영화까지 확실하게 끝내버렸으니 말이에요. 내용을 까먹어버리기 전에 리뷰는 써야겠기에 오랜만에 한번 삘을 좀 받아보겠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인도 영화는 우리나라에 잘 안 들어오는 것 같더라구요. 문화 차이라던가 여러가지를 원인으로 들 수 있겠지만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제가 본 중에서 인도 영화는 제가 기억하는 한 이 영화가 처음일거에요. 근데 참 곱씹어 생각해도 이 영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었달까요.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막상 이 영화에 대해 할 말은 굉장히 적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그냥 뭐라 말할 것도 없이 코미디로든 감동으로든 빠져들게 만드는 영화였거든요. 전반적으로 굉장히 산만한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솔직히 처음에는 약간 위화감도 들 법하지만, 보면 볼수록 그 배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이야기에 좀 유치한 것도 같다 싶으면서도 두 눈을 부릅뜨며 빠져버리게 됩니다.

어느 공과대학에서 란초, 파르한, 라주 이렇게 세 얼간이들과 다른 인물들이 이런 저런 사건들로 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것저것 사건들로 인해 웃고 울고를 계속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사실 오밀조밀 잘 뜯어보면 곳곳에 기상천외한 장면들이 넘쳐나고, 예기치 못한 곳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뒤엎는 반전이 난데없이 등장하는 등 영화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산만한지라 취향을 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나름 생각합니다. 근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그게 이 영화의 매력이며, 그런 산만함이 이 영화의 강점이자 호평을 받는 주 요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도 영화가 시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뚜렷합니다. '네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해라, 그러면 행복은 자연스럽게 너를 뒤따라 올 것이다.' 독특하게도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겪고 있는 교육 문제와 제법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인생을 사는게 아니라며 중요한 부분만 달달 외우는 암기를 집중적으로 강요하고, 그런 점에 큰 불만을 가지며 괴로워하다가 심지어는 자살하는 학생까지 나오는 요즘 세상의 모습을 진지함과 코믹함이 이리저리 버무러진 이 영화에서 알게 모르게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그 점이 공감이 많이 되서 공식적으로 소개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확인해보니까 네이버에 영화를 검색해보면 일부 명장면들이 어느새 많이 퍼져있던데, 여러가지 면에서 국내 네티즌들의 호응을 많이 받은건 확실해보입니다.

어찌보면 좀 많이 뻔하고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영화의 틀도 정말 딱 잘 맞춰져있고, 재미와 감동을 제대로 선사해주는 것은 물론이며,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뚜렷합니다. 정말 재밌고 몰입이 상당히 잘 되면서도 내용은 쏙쏙 들어오고 나름의 교훈도 적절하게 잘 전달했다는 생각입니다. 이 영화가 공식적으로 국내에 들어온 영화가 아니라서 사실상 보기가 힘든데, 혹시라도 볼 기회가 생기신다면 단순한 킬링타임 용으로라도 꼭 보시길 권장하고 싶습니다.

ps. 하고 싶은 말 없다면서 생각보다 훨씬 많이 썼네요. 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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