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셜록 홈즈 | 가이 리치 연출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레이첼 맥아담스 주연


  이 영화도 분명 극장 개봉할 당시에 꼭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은 놓쳐버렸고 그 뒤에는 자연스럽게 'TV에서 할 때 봐야지' 하고 벼르는 걸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사실 TV에서 방영하기 시작한 지는 이미 조금 된 걸로 아는데 오늘에서야 제대로 보게 되었네요. 이미 아이언맨 시리즈로 낙인이 딱 찍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 사람만 딱 믿고 조금은 피곤한 와중에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아이언맨이나 셜록홈즈나 예고편으로 봤을 때는 그냥 똑같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로 보여서 이 영화를 보기 전에도 '어울리겠어?' 하고 걱정을 가질 수 밖에 없었는데 이내 몇 분 보고 나서 그대로 집어삼켰습니다. 진정한 셜록홈즈를 연기했다고 하기엔 소설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저로서도 그렇지 않다고 바로 느낄 수 있었지만 적어도 이야기를 이끄는 캐릭터의 힘은 제대로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충견처럼 따라다니는 왓슨과 알게 모르게 호흡을 딱딱 맞추면서 보여주는 쾌감은 깔끔하기 그지없었고, 캐릭터를 잔뜩 머금으며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 원작의 셜록홈즈를 잘 모르더라도 이 사람 참 넉살 좋네 하면서 빠져들게 하는 나름대로의 마력이 존재했습니다. 당연히 캐릭터는 조금 다르겠지만 원작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문득 들더라구요.

  비단 캐릭터 뿐만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작정하고 나설 때마다 펼쳐지는 위험천만한 상황들이 스펙터클한 영상으로 구현되지 않았더라면 재미가 많이 줄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예고편에서처럼 망치를 통짜로 맞아도 끄떡없는 사내와 붙을 때라던가 위기에 처한 누군가를 구하는 상황이라던가 그런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이 드문드문 있었기에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서도 일정한 재미를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감독님 스타일이 대체로 이런 식인지는 몰라도 대화나 장면 등이 시원시원하게 넘어가는 것도 마음에 들더라구요.

  라고는 하지만, 사실 오히려 그 '스펙타클' 때문에 실망을 하신 분도 간혹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셜록홈즈라서 추리극을 기대하고 갔는데 막상 메인은 역동적인 액션에 맞춰져 있고 추리는 그냥 속사포급으로 관광 가이드 하듯이 주인공의 입을 통해 주루룩 쏟아져나오니.. 눈치가 빨라서 전말이 밝혀지기 전에 알아차린 경우가 아닌 이상 '입으로 다 해결해버리네' 라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들게 되더랩니다. 재미있게 보긴 봤지만 그런 생각이 들긴 들었어요.

  앞으로는 가능하면 후기를 짧게 쓰고 끝내려 합니다. 아무튼 이 영화는 다른 것 필요 없고 '기존에 알려져왔던 셜록홈즈의 이미지'를 잔뜩 기대하는 일만 없다면 큰 문제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는 잘 모르겠지만 영상 면에서 루즈하게 전개되는 부분은 거의 없어서 적어도 지루하다고 하품 막 10번 넘게 하고 그럴 일은 절대 없을거구요. 그냥, 심심하시면 한번 보세요. 그리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홉 글자를 반드시 기억합시다. 원하신다면 주드 로와 레이첼 맥아담스도 기억해주세요.

'감상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인셉션 外 6편  (0) 2013.01.07
소스 코드 (Source Code)  (2) 2012.04.08
소란한 보통날 (流しのしたの骨)  (0) 2011.12.02
야행관람차 (夜行觀覽車)  (8) 2011.03.07
세 얼간이 (3 idiots)  (6) 2010.12.30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