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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ers from Everynone on Vimeo.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도 제 자신이 왕따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또래에 비해 약점이 꽤 많다고 자부합니다. 그 약점 때문에 불편한 시선을 받은 적도 많이 있구요. 그래서 그 약점을 어떻게든 없애보려고 노력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더 이상한 애로 취급을 받았죠.
반대로, 상대적으로 약점이 많은 친구를 비하하면서 놀려댄 적도 있습니다. 대화할 때는 최대한 친절하게 대답하다가 따로 있을 때는 몰래 뒷담을 까고 그랬습니다. 참다참다 그렇게 된 거라고 나름대로 변명을 하고 싶지만 놀린 건 사실이니 크게 부인은 못하겠습니다. 이 경우에는 얼마 전에 사건이 한번 심하게 터져서 결국 저를 포함한 몇 사람과 그 사람 사이에 소통의 창구를 대폭 줄이는 결과까지 안게 되었습니다.
당해보기도 하고 해보기도 한 입장에서 느낀거지만, 따돌림 문제는 단순한 듯 하면서도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최대한 깔끔하게 생각하면 '약점을 약점으로 보지 말고 그냥 편하게 받아들이면 되지 않느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왕따 문제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나오는 걸 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류의 문제는 아닌 모양입니다.
영상에서는 직접적으로 "don't be a bully. LOSER."를 외치며 '남을 괴롭히는 그대야말로 진정한 루저다'라고 일침을 가합니다. 갈수록 큰 임팩트를 주는 전개에 마지막에는 나름대로 통쾌함까지 느꼈지만, 동시에 그간의 일들이 막 떠오르면서 오히려 머리가 더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분명히 제시된 답은 있지만, 그 답대로 일이 쉽게 풀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생기더군요. 사람의 머릿 속은 워낙 복잡하니까요.
내용과는 별개로 영상의 완성도는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Everynone은 개인 명의가 아닌 영상제작 팀의 이름으로, 하나의 단어를 주제로 깔끔하면서도 큰 인상을 남겨주는 영상을 다수 제작해왔습니다.
Made by Everynone
http://www.everyn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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